진짜 일본 559화. 관리직이 되고 싶지 않은 일본 젊은이들












타치바나 아키라
주간 플레이보이 2023년 18호





스트레스가 건강에 안좋은 것은 현대 사회에선 상식이지만, 영국의 병리학, 공중위생학자 마이클 마멋(Michael Marmot)은 사회적 지위가 스트레스에 강한 영향을 준다는 것을 영국 관리제도로 밝혀냈다. 화이트홀은 주요관청이 있는 런던의 큰 거리. 일본으로 치면 카스미가세키 행정부의 대명사이다. 마멋은 그곳에서 일하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1960년부터 30년에 걸쳐 대규모 병리학조사를 실시했다. 





영국의 공무원 제도는 직무,직급에 따라 엄밀하게 계층화되어있고, 관리직, 집행직, 전문직은 정책 책정, 집행에 관여하는 고위직이고, 서기직은 이를 서포트하는 백오피스일을 담당한다. 그 밑에는 사무보조직 등 공무원 제도에서 가장 밑바닥에 해당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1만 8000명의 남성공무원의 평균 사망률을 기준으로, 각 계급의 상대적인 사망률을 조사한 마멋은 계급이 높을수록 사망률이 낮고, 계급이 낮을 수록 평균사망률이 높다는것을 발견했다. 40~64세의 남성은 지위가 높은 관리직의 평균사망률이 전체 평균의 절반인것에 비해, 가장 지위가 낮은 공무원의 평균사망률은 평균의 2배에 달했다. 최하직의 공무원은 최상위 공무원보다 4배나 많이 사망했다. 






마멋은 두번째로 지위가 높은 집단(집행직, 전문직)의 사망률이 최상위 관료직의 사망률보다 높다는 것으로부터, 지위에 따른 스트레스는 상대적인 것으로 자신보다 지위가 낮은 사람들이 있어도 스트레스의 악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조직내에 자신보다 높은 사람이 있으면, 그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며 사망률을 높인다고 했다.(이후의 연구로 이러한 경향은 여성공무원에게서도 똑같이 나타났다.)





2019년 도쿄대학에 의한 국제공동연구팀이 일본, 한국, 유럽 8개국의 35세~64세의 남성노동자를 대상으로 지위와 건강의 관계를 조사했다. 그런데 이때는 마멋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유럽에선 지위가 낮은 육체노동자의 사망률이 높고, 관리직, 전문직의 사망률이 가장 낮은데 비해, 일본, 한국에선 반대로 관리직, 전문직의 사망률이 농업종사자 다음으로 가장 높았고, 육체노동자, 사무, 서비스 직종보다 높았다. 연구팀은 이 결과에 대해 버블 붕괴후의 일본에선 정리해고의 공포와 장시간 노동의 부담이 전문직, 괸리직에 집중되어 그런게 아닐까하고 해석했다. 실제로 일본에선 하급숙련노동자, 즉, 평사원의 사망률이 관리직, 전문직의 7할로 가장 낮았다. 





최근 들어 관리직이 되고 싶지 않은 일본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위의 연구 데이터는 현재 일본사회에서 젊은이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는것을 말해준다. 신입사원들은 상사에 해당하는 중간관리직의 악전고투를 두눈으로 똑똑히 봤기에, 어설프게 승진하면 어떤 꼴을 당하는지 알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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