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가 탄생한 1980년대 초반의 주류는 드라마물이었습니다. 이는 당시 심의단체인 비디오윤리위원회가 필연성 없는 성묘사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째서 저 남녀가 섹스를 해야하는가?"에 대한 이유를 만들기 위해 드라마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그 기준이 완화된 후에도 드라마물이 주류인 시대는 길게 이어졌습니다. 인기 여배우의 출연작은 드라마물이 메인이었고, 그 이외의 작품은 기획물로 불리며 한단계 낮은 취급을 받아왔죠. 하지만 90년대 후반 인디즈라고 불리는 비디오윤리위원회의 심사를 받지 않는 신흥 제작사들이 등장했고, 그들은 드라마보다는 성행위 자체에 중점을 두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소비자의 요구가 반영된 것이기도 했습니다. 인디즈계 제작사들의 세력은 날로 커져만갔고, 기존의 제작사들을 능가하게 됐습니다. 현재 AV업계의 주요 제작사들은 바로 이 인디즈 출신이죠. 이후 00년대부터 10년대에 걸쳐 드라마물은 점점 사라져만 갔습니다. 밀프, 능욕 등 특정 장르에선 아직도 드라마물이 인기있지만, 현재 AV의 주류는 본방, 전희, 3P 등의 행위를 코너별로 구성한 기획물의 색깔이 강한 작품이 많습니다.
그런데 최근 수년 사이에 다시 드라마 야동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 대표장르가 바로 2010년 후반부터 인기가 급상승한 네토라레(NTR)입니다. 아내, 연인을 다른 남자에게 빼앗기는 상황의 드라마는 원래 만화, 게임 등에서 먼저 붐이 일었는데, 그 기세가 AV업계에도 번져 제목에 NTR이 들어간 작품이 우후죽순 늘어만갔습니다. 2010년대 종반에 이르러선 출장처에서 이상상사, 부하와 같은 방에 머물게 된다는 "하룻밤 숙박물", 여친의 친구 등과 3일간에 걸쳐 애욕의 시간을 보낸다는 "3일간물" 등의 시츄에이션 작품이 많이 제작되어, 새로운 장르를 형성했습니다. 한때 괴멸직전까지 몰렸던 드라마물이 화려하게 부활해, 다시 AV의 주류가 되고 있다.
어째서 드라마물이 복권하게 되었는가? 이는 출연강요문제, AV신법 등에 의해 AV업계의 내부통제, 법규준수가 강화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현재 드라마물 AV감독으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아사기리 죠씨는 이렇게 말한다. "지금까지의 AV는 생생한 다큐멘터리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했는데, 최근엔 촬영전에 세부내용까지 미리 정해두도록 바뀌었습니다. 현장 판단이 최소한으로 제한되니, 필연적으로 연출된 드라마물이 촬영하기 더 편하고 쉽습니다." 실제로 출연강요문제로 인해 적정AV룰이 제정된 2017년을 기점으로 아사기리 죠 감독에게 작품제의가 많이 들어오게 되었다. "그 전까지는 일감이 적어서, 감독을 그만 둘 생각까지 했습니다." 이렇듯 드라마물이 다시 강세를 타게 된 배경에는 수많은 요인이 얽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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