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다 리오
AV여명기 80년대에는 렌탈이 기본이었다. 마음에 드는 여배우가 있어도 반드시 비디오를 반납해야했다. 때문에 팬들에게 있어 사진집은 자신이 소유할 수 있는 귀중한 아이템이었다. 당시에는 문고 사이즈의 사진집이 많이 출판되어, 금전적으로도, 숨겨놓고 몰래 보기 딱 좋았다. 90년대 전반에 돌풍을 일으킨 헤어누드 사진집의 주인공은 대개 연예인들이었지만, 사쿠라기 루이, 유우키 히토미 등 인기 AV여배우들도 해외촬영의 호화 사진집을 연발했다. 하지만 인터넷의 보급으로 누드사진을 무료로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자, 누드 사진의 가치는 폭락했다. 아이돌, 그라비아 아이돌에 밀려 AV여배우 사진집은 서점에서 자취를 감추게 된다. 하지만 최근 들어 AV여배우 사진집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도 2015년에는 연간 37개에 불과했는데, 22년에는 93개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에로잡지는 괴멸했고, 종이매체들이 고전하고 있는 지금 시대에 이는 조금 의외의 결과이다.
현재 유일한 종합 AV전문지 '월간FANZA'의 발행처이자, AV여배우의 사진집을 많이 출판하고 있는 지오티의 편집자 호네카와 히로시씨는 이렇게 말한다. "현재는 전자서적으로만 나오는 사진집이 많은데, 전체로 따지면 훨씬 많습니다. 현재 우리는 매월 5,6권의 사진집을 발매하는데 그중에서 2,3권이 전자서적입니다." 전자서적으로만 발매하는 AV여배우 사진집이 급증하고 있으며, 모 AV제작사는 작품과 동시에 사진집을 촬영하는 수법으로 월 수십권을 출판한다고 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사진집에 드는 제작비를 절감한다고. AV촬영이 있을때, 2,3일에 걸쳐 찍게되는데 촬영비용이 꽤 든다. 그래서 사진집을 찍어 종이, 전자판으로 동시발매하면 촬영비에 보탬이 많이 된다고 한다.
서점에서 사라지면 그만인 종이 사진집과 달리, 전자판은 오랜기간에 걸려 계속 판매되기에, 출판작품이 많아질수록 전체 판매금액이 상당해진다. 아마존의 킨들 언리미티드 같은 구독 서비스에서도 누드 사진집은 꽤 인기 있다. 권당으로 따지면 아직도 종이판이 전자판에 비해 훨씬 많이 팔리지만,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말처럼 구독 서비스까지 포함한 전체매상을 따지면 전자서적쪽이 더 위라고 한다. 앞서말한 모 AV제작사는 전자서적 매상만으로 중견출판사에 필적하는 이익을 달성하고있다. 그렇다면 제작비가 많이 드는 종이사진집의 판매를 중단하고, 전자서적만 발매하는게 더 낫지 않은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이 사진집이여야만하는 이유가 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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