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와라 마사유키] 효성기 1권

 






지난 NHK 다큐멘터리에서 살짝 나왔던, 저금까지 깨가면서 만화를 계속 그리고 있는 홋카이도의 57세 만화가 ㅠㅠㅠ
SF 공룡만화 그려서 들고갔더니 출판사에서 모조리 퇴짜 맞은 만화가.
만화가 스가와라 마사유키(菅原雅雪)의 모습이 나와서, 도대체 이 사람의 작품세계가 어떤지 궁금해 대표작인 효성기를 읽어봤다.












확실히 이 사람 작품세계는 굉장히 매력적인데, 딱봐도 그렇게 팔린만한 작풍의 만화들은 아니더라 ㅋㅋㅋ
그래도 이런 사람이 돈 때문에 만화 때려치는 일은 없었으면 함. 
돈 없어도 계속 만화 그리는거 보면 열정이 대단하더라.
 
 


 
 
 
 
 






 




 
효성기(暁星記)



작품세계 구성의 큰 규모와 높은 완성도. 공동체의 생활묘사, 스크린톤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 작풍 등이 다른 만화작품들과는 일선을 달리하는 독자적인 만화. 내용는 제목에서 보이는 것처럼 효성(暁星) = 금성(金星)에서 펼쳐지는 이야기. 독자적인 원시생물, 고대의 생활모습 같은 걸 보니까 작가가 완전히 지독한 원시, 고대, 문명덕후.로 보인다. 이번에 사도시마 료헤이의 회사 코르크의 지원을 받아 출판한 만화 춤추는 용의 기억(舞う竜の記憶)도 공룡✕SF ㅎㅎㅎㅎ


작품의 무대는 혹성개조(테라포밍)를 한 금성.
22세기말의 지구에서는 표층해류의 흐름이 멈춰, 지표의 온도가 급격하게 하락. 결국 이런 온도저하로 인해 인류의 생활은 파탄난다. 이에 각국정부도 붕괴, 결국 통합관리기구가 지구를 관리하기 시작. 인류멸망의 위기에 지구관리기구는 금성을 테라포밍하기로 하고, 약 300년에 걸쳐 금성의 혹성개조에 성공한다. 이게 1만년 전의 이야기. 이후 어떠한 과정을 거쳤는지는 모르겟지만, 현재 금성은 원시생물과 막 문명이 싹든 사람들의 별.

 
 
 
 
 



그리고 그런 금성의 거대숲이 바로 작중의 무대.
위에서부터 수관부 → 인간계 → 지옥.
 


최초의 숲은 지금과는 다르게 작아서 인간들이 지상을 걸어다녔다. 당시에는 나무도 작아서 쉽게 가지의 열매를 딸 수 있었고, 동물들이 숨을 장소도 없어 쉽게 사냥도 가능했다. 하지만 나무가 성장함에 따라 숲이 거대해지고, 점점 열매에도 손이 닿질 않게 됨. 먹잇감인 동물들 역시 나무 위로 도망치게 된다. 지상에는 굶주인 인간들만이 남게되었고,그때부터숲의 밑바닥은 지옥이라고 불리게 된다.
 


얼마 남지 않은 음식과 동물들을 둘러싸고 인간끼리 다투게 되었고, 끝내는 서로를 잡아먹기 시작.
이 모습을 본 신들은 인간에게 천벌을 내린다.
신들은 숲의 바닥을 지옥이라 부르며, 인육을 먹은 자들이 사는 장소로 정하고. 그 외의 사람들은 숲의 윗부분으로 올라가 주거를 시작. 이후 지옥의 주민들은 오니(鬼)라고 불리며 공포의 대상이 된다. 숲위에 있는 인간이 악행을 저지르면 사후 오니로 다시 태어나게 되고, 그 오니가 죽으면 시시자루(사자원숭이)로 다시 태어난다. 대개 숲의 생물들은 서로의 자리를 지키면서 살고 있는데, 이 사자원숭이들만은 빛이 강한 수관부(樹冠部)를 제외하고 어디에나 나타나 먹잇감을 사냥한다.

 
 
 



 
 



히루코(卑流子, ヒルコ).
주인공.
스즈시로 마을의 청년. 높은 전투능력을 지녔고, 영(霊)을 보는 능력까지 지녔다. 다른 사람을 잘 돌보기도 해서 인망도 두터움. 얘 신체능력 진짜 대단함 ㅋㅋㅋ 스즈시로 마을은 토게토카게(가시도마뱀)을 주로 사냥하는 마을인데, 그 부산물인 가시를 단창 삼아, 창투기(槍投器,투창기)를 이용해 주로 전투를 한다.


 
 
 
 


투창기.


 


 
 
 


시시자루(사자원숭이)를 쓰러뜨린 자는 사자맹자(獅子猛者)라고 불리며, 경외의 대상이 되는데, 그만큼 사자 원숭이는 사나운데다가 지능까지 있어 높은 전투능력의 동물. 사자맹자의 징표는 바로 사자원숭이의 모피. (사자맹자들은 대개 그 가죽을 입는다). 저 모피 엥간한 화살은 다 막아냄 ㅋㅋㅋㅋ 하긴 저정도 수준의 문명이면 화살이 그렇게 대단하지도 않을듯. 특히, 히루코가 입고 있는 것은 금색의 시시자루 모피인데, 사자원숭이의 우두머리는 대개 금빛털을 지니고 있다.
 
 
 
 

 



그런 가죽을 상시 몸에 두르고 있는 시시자루 십수마리에 덤벼들고 무사히 살아난 히루코.
이 창투기와 가시도마뱀의 가시로 심지어 몇마리 잡았다 ㅋㅋㅋ

 
 
 
 


 
 



이야기의 시작은 가시도마뱀의 사냥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사자원숭이 무리의 습격을 받고, 이때 정령에게 씌여 (말하는) 사자원숭이 두목에게, 이 숲의 왕이 될거다라는 소리를 들으면서 시작함. 그리고 이 원숭이는 얼마지나지 않아서, 숲의 아랫층인 지옥으로 히루코가 스스로 내려갈 것이라는 예언을 한다.
 
 

이후는 히루코 일행이 마을로 돌아가는 길에,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히루코만 다른 길로 샜다가, 팔분중(八分衆)들과 전투를 벌이게 된다. 하치부슈 = 팔분중은 각각의 마을에서 쫓겨난 어중이 떠중이들의 집합. 인간들을 약탈하면서 생계를 꾸리고 있다. 여기서 또 히루코의 전투능력이 돋음. 19대 1로 서로 싸우는데 안 밀림 ㅋㅋㅋ 게다가 상대방은 작정하고 죽이려는 도적놈들인데, 히루코는 사람만큼은 죽이지 않는다는 자기 신념에 따라 안 죽이면서도 압도한다. 대략 1권 분량 = 1부 시작의 숲(はじまりの森)은 얼추 이 팔분중과의 전투까지 나오면서 끝.

 
 
 
 
 
 
 
 


조령(祖霊)이라는 존재도 나온다.
조상신 같은 개념인데, 보이는 사람한테만 보이는 영(霊). 마을의 높은 사람. 촌장, 최장로는 이 조령을 보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 조령은 마을에 봉사를 하면서, 공물 및 여자 가슴 ㅋㅋㅋㅋ 만지는거 함. 조령을 보는 능력을 지닌 사람이 죽으면 다음 조령이 되고, 그때되서야 현재 조령은 성불하게 된다.
 
 


1권에서 나온 공동체 생활의 모습은...
 

1. 같은 마을사람끼리는 결혼하지 않는다.
2. 대략 한달에 두번 정도 교역하는 날을 정해서, 마을끼리 교역터에서 서로의 물자를 교환한다.
3. 초경을 맞이한 여자들은 허리띠를 두르게 된다.
 
 
 
 
 
 




마유미(マユミ)
히루코와 같은 마을의 여자. 대충 히루코를 좋아하는 히로인 같은 캐릭터.
때문에 히루코에게 호감을 지니고 있지만, 규칙상 결혼할 수 없음.
과거에 마유미의 엄마가 빨래터에서 빨래를 하고 있었을 때, 동물들에게 습격을 받아서 사망했는데, 그때 히루코가 호위로 붙어있었음에도 마유미의 엄마를 지켜주지 못했다.여기서 설정이 또 나오던데, 영을 보지 못하는 사람은 죽어서도, 생자만 볼 수 있음. 때문에 죽은자들은 서로 어울릴 수 없다. 죽어서도 서로 어울리는 자들은 살아서 영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사람만 가능.
 
 
 

다른 마을로 시집 갔는데, 그 마을에서 7번 임신당하지만, 대개 다 사산에 생후 얼마되지 못해 아이가 죽어, 불길하다면서 여자를 마을 바깥으로 쫓아낸 이야기도 나옴. 이 이야기를 듣고 다른 마을로 시집가야 되는 마유미는 불안에 차서 히루코에게 기대려고 한다. 보면 나무 위에 사는 사람들 완전히 밑바닥임 ㅋㅋㅋ 온갖 원시동물들이 너무 강해서 인간끼리 힘을 합치지 않으면 못 살 정도의 환경.

 









 
 


작가가 상상속의 동물들 그리는거 진짜 좋아하나 봄. 별의 별 희한한 동물들이 다 나온다...///
 
 

작품 발표방식도 독특하다. 작가가 그리는게 느려서 그런가?
고단샤의 모닝에서 연재하다가, 후에는 별책 모닝으로 (5권까지). 나중에는 연재 잡지상에서 발표하고 단행본 나온게 아니라, 6권부터 8권(완결)까지의 3년동안은 작가가 단행본 1권 분량을 전부 그려와 書き下ろし로 1년에 한권씩 발표해 끝냈다. 아마존 리뷰의 평은 전부 좋더라. 간만의 SF대작. 근데 완결편인 8권은 출판사의 압력탓인지 억지로 8권에서 끝낸 느낌도 없지 않다. 또, 철학적으로는 공감하지만, 상업적 실패는 부정할 수 없는 작품. 등의 평가.
 
 


작품세계가 독특한데, 꽤 재밌음. 딱봐도 수요가 없는 장르라서 그렇지. 근데 이게 나중에는 (현재) 작가가 생활고에 쪼들리며 그려야 할 정도가 될줄이야 ㅋㅋㅋㅋ 그래도 포기 안 하고 계속 만화 그리는거 보면 대단함ㅋㅋㅋ 최근에 그린 공룡 SF도 출판사에 들고 갔더니, 당사의 연재지와는 테이스트가 안 맞다고 죄다 출판 거절 ㅋㅋㅋ 하긴... 공룡만화 누가 읽겠냐 ㅋㅋㅋ (본인은 자기 작품을 세상에 내놓고 싶지만 방법이 없어 ㅠㅠㅠㅠ) 결국 코르크가 전자서적으로 내주고, 책 사고 싶은 사람들 모아서 제본판 내줌 ㅠㅠㅠㅠ 으아 사도시마 요헤이 좋은 일한다 ㅜㅜ











 

댓글 쓰기

1 댓글

  1. 그림퀄도 좋고 이런만화도 좀 많이 팔려야되는데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