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일본 560화. 마이크로글리아, 스트레스가 몸에 안 좋은 이유

 











타치바나 아키라
주간 플레이보이 2023년 19호,20호




스트레스가 신체 뿐만 아니라 마음의 건강에도 안 좋다는 것은 옛날부터 잘 알려져있는 사실이었지만, 어째서 그런지 그 구조는 알 수 없었다. 바이러스, 세균에 감염된 것도 아닌데, 면역계가 과잉 활성화되고, 백혈구가 정상 세포까지 공격해 장기, 조직에 염증이 일어나는 자기면역실환으로서, 전형적인 현대병이라고 불리고 있다. 연구자들은 각종 장기에 염증이 발생하는 환자들이 우울증 같은 여러 정신질환까지 함께 발병한다는 것에서 염증성물질인 사이토카인의 수치가 높아지면 우울증, 양극성장애, 통합실조증 등이 발병할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발견한다. 





하지만 이런 사례를 아무리 모아도, 의학적으로는 의미가 없었다. 지금까지 뇌는 면역기능이 없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2010년대에 들어와 마이크로 글리아(microglia)라는 뇌내세포가 면역기능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낸다. 글리아 세포는 정신계(뉴런)에 속하지 않기에, 지금까지 주목받지 못했지만, 이 발견은 마이크로글리아 혁명이라고 불리며 정신의학을 근본부터 바꿔버린다. 





모종의 이유로 몸에 면역반응이 높아지면, 이는 두개골 뒷편에 있는 림프관을 통해 뇌내 면역세포인 마이크로 글리아에게 전해진다. 마이크로글리아는 긴급사태가 발생했다고 오해하고 사이토카인을 방출해, 근처에 있는 뉴런을 닥치는대로 공격한다. 반대로 스트레스로 인해 뇌에 염증에 발생하면, 그 신호가 림프관을 통해 몸의 면역기능에 전해진다. 그중에서도 특히 장에 면역세포가 많이 모여있기에, IBS(과민성 장 증후군) 등의 원인이 된다고 한다.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 마이크로 글로리아를 의도적으로 파괴모드로 설정해 봤는데, 뇌가 작아지고 알츠하이머형 인지증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 인간도 우울증, 불안장애, 인지증 등의 환자는 기억, 감정에 관여하는 뇌부위인 해마가 수축된 상태라는 것을 뇌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정신의학은 정신질환은 도파민,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결핍, 과잉을 원인으로 추측했고, 향정신병약으로 그 농도를 조절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는 부가적인 증상에 지나지 않고, 여러 정신질환, 발달장애, 인지증 등의 공통점은 마이크로 글로리아의 폭주로 인한 뇌의 염증일지도 모른다. 최근 들어 유사절식요법으로 몸의 면역반응을 떨어뜨려, 마이크로글로리아의 활동을 억제하는 치료법이 주목받고 있다. 앞으로 정신장애 치료는 크게 바뀔 것이다. 





현재 뇌과학에선 뇌는 신체적인 폭력와 심리적인 공격을 구별하지 못한다고 추측한다. 즉, 강한 스트레스는 매일 물리적으로 폭행당하는 것과 똑같다는 것이다. 이 발견이 널리 알려지면, 이지메, 직장갑질 등이 더 큰 사회문제로 주목 받게 될 것이다. 동시에 개인으로서 건강과 행복을 위해서라도 스트레스 없는 환경을 구축하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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