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일본 553화. 동성혼과 부부별성은 천황제, 호적제도와 충돌한다














타치바나 아키라
주간 플레이보이 2023년 10호




총리비서관이 기자단을 향해,"동성커플이 옆집에 사는 건 싫다" "동성혼을 도입하면 국적이탈자가 늘어난다" "다른 비서관들도 다 그렇게 생각한다" 등의 발언으로 연일 문제가 되고 있다. 이 비서관은 총리연설의 스피치 라이터를 맡고있으며, 장래 경제산업사무차관 후보로 주목받기때문에 지금 기시다 총리가 해명에 쫓기고 있다. 




실언의 계기는 총리가 국회에서 동성혼제도에 대해 '사회를 바꿔버릴 과제'라고 말하며 비판한 것에서 시작됐다. 비서관은 이 발언을 옹호하면서 "당신들도 속으로는 동성커플을 징그럽다고 생각하고 있잖아요"라고 말했다. 동성애에 대해 "그들은 아이를 낳지 않기때문에 생산성이 없다"라며 잡지에 기고한 중의원의원이 총무성 정무관에 등용되는 등 지금까지 자민당의 보수파 의원들은 성적소수자들을 차별한다며 비판을 받아왔다. 비서관의 발언은 이러한 비판에 대한 확실한 증거가 됐다. 더 심각한 것은 그 비서관이 기자들에게 자신은 차별주의자가 아니라고 거듭말하는 등 발언후에도 뭐가 문제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것이다.



 



전세계적으로 가치관은 점점 진보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동성애, 파트너쉽의 제도가 정비되고 있다. 일본은 5월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의 의장국인데, 그 자리에서 다른 유럽 정상들로부터 인원에 대해 비판받을 지도 모른다. 총리는 서둘러 LGBT법안을 의원입법으로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오히려 이번 차별발언으로 인해 차별이 해소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문제에서 신경 쓰이는건 동성혼이 왜 사회를 바꿀 문제라는것을 미디어들이 의도적으로 다루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부부별성, 공동친권도 그랬지만, 일본의 경우 가족제도의논에는 항상 호적이 따라온다. 왜 호적이 만들어졌는지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 '천황의 신민부'에 도달하게 된다. 일본의 우파, 보수파는 국민이 천황의 신민으로서 호적에 등록되는 것이 일본이라는 나라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한다. 






호적은 집별로 성을 가지기에 부부가 다른 성을 가지게 되면 하나의 호적에 등록할 수 없다. 아이는 부부의 성이 같을 경우 부모의 호적에 들어가지만, 이혼하여 공동친권이 되면 성이 다른 두 부모의 호적에 모두 등록된다. 즉, 아이는 동시에 두개의 호적에 이름이 올려져 있다. 이렇듯 호적제도를 바꾸면 천황제의 기반이 흔들린다. 동성혼의 경우 성이 동일되면 호적상 문제가 없지만, 동성애자가 같은 호적을 사용하는 것을 반대하는 보수파가 많다. 이런 점을 생각해봤을때 동성혼이 사회의 근간을 뒤흔들거라는 기시다 총리의 발언은 본질을 꿰뚫고 있다. 총리비서관의 발언도 "좌파 미디어도 이제 슬슬 천황제, 호적제도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해야하는게 아닌가"라고 해석하면 평가가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어찌됐든 재능있는 비서관을 발탁하지 못한 것은 기시다 총리의 자업자득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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